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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Sensory Skills 01 관능학과 커피 커핑의 역사

 

 

 Sensory를 관능으로 번안하는데, 관능이라는 말이 다소 낯설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관능은  ❛ 오관(五官)눈, 귀, 코, 혀, 피부 및 감각 기관의 작용  이다. 음식에 적용한다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감지되는 정보, 좀 더 자세히는 오관의 작용으로 뇌가 인지하는 음식의 속성인 셈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맛의 차이를 느낀다. 그러나 훈련된 사람은 그 안의 미묘한 차이를 느낀다. 즉, 훈련된 평가자가 관능 평가를 진행했을 때 음식의 관능 속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식별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커피 관능 평가도 그러하다. 훈련된 평가자(커퍼)가 관능 평가를 진행했을 때 커피의 관능 속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식별할 가능성이 커진다. 

 1890년대 이전에는 시각에 의존해 커피의 품질을 평가했다; 커피콩의 크기와 색에 따라 커피의 품질을 평가했던 것이다. 그러나 Clarence E. Bickford는 커피콩의 크기나 색만으로는 커피 맛의 차이를 분별할 수 없다 믿었고, 구매를 결정하기 전, Cup testing─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채, 정밀하게 계량된 원두를 작은 컵에 담고, 그 위로 일정한 온도의 물을 부어, 이를 숟가락으로 후루룩 마시는 방식(Slurping)을 통해 품질을 평가했다─이는 과테말라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와 같이 작은 크기의 커피콩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됐다. 한편, 합격-불합격(결점이 없는-결점이 있는)을 가르는 데 그쳤던 Cup testing에 커피 관능 관련 어휘가 하나둘 추가되어 갔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생두 수출입업자와 로스터 외에는 Cup testing에 관한 교육을 굳이 하지 않았다─이뤄지는 교육마저도 체계적이지 않았다. 1960년대~1970년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갔고, Cup testing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1982년, SCAA가 설립됐고, 1984년, [SCAA의] Ted Lingle은The Coffee Cupper's Handbook 』을 출간했다; 커피 관능에 관련한 어휘를 정리하여 수록했다. 또한, 1995년에는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을 정립했다. 1998년, Jean Lenoir는 커피 향 감별 훈련을 위한 향 키트, Le Nez du Café를 제작했다. 2001년, Paul Katzeff는THE COFFEE CUPPERS’ MANIFESTO』를 저술했다; 관능 분석과 점수 체계에 대해 상세하게 다뤘다. 이 무렵 SCAA는 Ted Lingle을 필두로 SCAA 커핑 양식과 지침을 개정했으며, 2002년, George Howell은 COE(Cup of Excellence) 대회에서 사용할 채점 기준과 채점지를 마련했다.

* SCA Sensory Skills 과정을 듣는다면 Le Nez du Café를 접하게 될 거예요 ಠಿ_ಠ

 

최초의 Coffee Taster's Flavor Wheel
최초의 Coffee Taster's Flavor Wheel(1995)

 

 2007년, Timothy Schilling 박사 팀은 SCAA 커핑 평가 양식을 가지고 르완다 커피에 대한 관능 평가를 진행했다; 훈련된  커퍼가, 한 시즌 동안, 가공을 달리 한 수백 가지에 달하는 샘플을 맛보고 채점했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주 근소한 차이만을 보였다; 커피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으나, 점수에 그 차이가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2년, 커피 묘사 분석의 지표를 마련코자 한 Timothy Schilling 박사는 WCR(World Coffee Research)를 창립했다; Edgar Chambers 박사 팀이 관련 WCR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고, World Coffee Research 관능 어휘집을 발간했다(2016)─관능 평가 위원이 샘플을 평가하여 감지되는 맛을 목록화했고, 시음단이 1차로, 커피 전문가 집단이 2차로 해당 목록을 검증했다.

 World Coffee Research 관능 어휘집 https://worldcoffeeresearch.org/resources/sensory-lexicon에서 받아볼 수 있어요 ಠಿ_ಠ

 SCAA는 UC Davis(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관능학자 Molly Spencer, Jean Xavier Guinard와 함께 World Coffee Research 관능 어휘집을 기반으로 재정립한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을 2016년에 선보였다World Coffee Research 관능 어휘집과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은 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향을 설명하는 자료가 됐다. 스페셜티 커피 판매자는 이를 근거로 컵 노트(커핑 노트;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하고 있으며, [스페셜티 커피에 조예가 깊지 않은 소비자를 포함한] 소비자는 컵 노트를 통해 커피의 맛과 향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World Coffee Research 관능 어휘집과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은 분명 존재하며, 컵 노트에 적힌 맛과 향을 느끼지 못하는 일도 으레 생긴다.

재정립된 Coffee Taster's Flavor Wheel
재정립된 Coffee Taster's Flavor Wheel(2016)